Light 기독교 변증
태초에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100년 전 과학계가 받아들이지 않던 성경의 첫 문장
성경의 첫 문장은 시간(‘태초에’), 공간(‘하늘’), 물질(‘땅’)에 시작이 있었다고 선언합니다. 그것도 이미 있던 재료가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무(無)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합니다.
지금은 당연하게 들리는 이 말을, 100년 전 과학계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계산은 맞지만, 물리학은 끔찍하다”
100년 전 주류 과학계는 우주가 변하지 않고 영원히 존재해 왔다고 믿었습니다. 아인슈타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917년, 그의 방정식은 우주가 팽창하거나 수축해야 한다는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방정식에 ‘우주 상수’를 덧붙여 우주를 억지로 멈춰 세웠습니다.
1927년, 벨기에의 가톨릭 신부이자 물리학자인 조르주 르메트르가 그 방정식을 있는 그대로 풀어 “우주는 팽창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당신의 계산은 정확합니다. 하지만 당신의 물리학은 끔찍합니다.알베르트 아인슈타인, 1927
2년 뒤인 1929년,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이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더 빠르게 멀어진다는 것을 관측했습니다. 우주가 팽창한다면, 시간을 거꾸로 돌렸을 때 우주는 하나의 출발점에 이릅니다. 우주에 시작이 있었던 것입니다.
- 1917아인슈타인, 우주 상수로 우주를 멈춰 세움
- 1927르메트르, “우주는 팽창하고 있다”
- 1929허블, 멀어지는 은하 관측
- 1933아인슈타인, 르메트르의 설명을 “가장 아름답고 만족스러운 설명”으로 평가
- 1965우주 배경 복사 발견
1933년, 르메트르의 강연을 들은 아인슈타인은 “지금까지 들어 본 창조에 대한 설명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만족스러운 설명”이라고 말했다고 전해집니다. 1965년 우주 배경 복사가 발견되면서, 우주에 시작이 있었다는 것은 오늘날 주류 우주론의 결론이 되었습니다.
그 증거를 직접 발견한 과학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우주 배경 복사를 발견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아노 펜지어스는 1978년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가진 가장 좋은 자료들은, 내게 모세오경과 시편, 그리고 성경 전체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더라도 정확히 그렇게 예측했을 결과입니다.아노 펜지어스, The New York Times, 1978
1992년, 우주 배경 복사 속의 미세한 ‘주름’을 처음 찾아내 훗날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조지 스무트도 발표 기자회견에서 “종교를 가진 사람이라면, 이것은 마치 하나님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천문학 백과사전 편집자 스티븐 마란은 “마치 창세기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무(無)’의 뜻을 바꾼 설명
우주에 시작이 있다면, 무엇이 우주를 시작하게 했을까요? 물리학자 로렌스 크라우스는 『무로부터의 우주』에서 우주가 무에서 저절로 생겨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무’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아닙니다. 공간이 있고, 에너지가 요동치고, 물리 법칙이 작동하는 ‘양자 진공’입니다. 빈 상자일 뿐, 상자조차 없는 상태가 아닙니다.
양자 진공과 무(無)의 차이
양자 진공은 물질만 없는 ‘빈 상자’입니다. 철학이 말하는 무는 공간도, 시간도, 에너지도, 법칙도 없는 ‘상자조차 없는 상태’입니다.
우주의 총에너지가 0이니 ‘무’와 같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하지만 10억 원짜리 아파트와 10억 원의 빚이 있다고 해서 아무것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크라우스는 완전히 틀렸고, 그를 비판하는 종교인과 철학자들이 전적으로 옳다.데이비드 알버트, 컬럼비아대학교 과학철학자
결국 “무에서 우주가 생겨났다”는 설명은 ‘무’의 뜻을 바꾸었을 때에만 성립합니다. 그리고 더 근본적인 질문이 남습니다.
물리 법칙은 어디에서 왔는가
양자 진공이든 총에너지가 0인 우주든, 이 설명들은 모두 물리 법칙이 이미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우주론자 알렉산더 빌렌킨은 한 과학 대담 프로그램에서, 무에서 우주가 생겨나는 과정을 수학 공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차분히 따져 보면 질문이 생깁니다.
- 공간도 시간도 없는 무의 상태에서, 물리 법칙은 어디에 있었습니까?
-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수학 공식은 무엇에 적용됩니까?
이 가운데 하나라도 존재한다면, 그것은 이미 무(無)가 아니라 유(有)입니다.
진행자가 바로 이 점을 지적하자, 빌렌킨은 그것을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왜 이런 법칙이 있는지, 누가 이 법칙을 부여했는지는 깊은 미스터리이며 자신도 잘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이론물리학자 숀 캐럴은 같은 질문에 사실상 “왜 안 되겠는가(Why not?)”라는 답밖에 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세계적인 우주론자들의 답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물리 법칙이 어디에서 왔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질문은 해결된 것이 아니라 한 단계 뒤로 미뤄졌을 뿐입니다.
우리는 상식적으로 압니다. 아무것도 없는 무에서는 물론이고, 공간과 시간과 물질이 있는 내 방에서도 아무 이유 없이 무언가가 생겨나는 것을 본 사람은 없습니다.
세 줄 논증
기독교 철학자 윌리엄 레인 크레이그는 이 문제를 세 줄로 정리합니다. 이것을 ‘칼람 우주론적 논증’이라고 부릅니다.
칼람 우주론적 논증
- 존재하기 시작한 모든 것에는 원인이 있다.
- 우주는 존재하기 시작했다.
- 그러므로 우주에는 원인이 있다.
1과 2가 참이면 3은 반드시 참입니다. 그러니 두 전제만 확인하면 됩니다.
전제 1 · 원인 없이 생기는 것은 없다
마술사가 모자에서 토끼를 꺼낼 때, 토끼가 정말 무에서 생겼다고 믿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무 원인 없이 무언가가 나타나는 것을 본 사람은 없습니다.
전제 2 · 우주는 시작되었다
팽창하는 우주 말고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근거가 있습니다. 바로 배터리입니다.
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무질서도(엔트로피)는 계속 증가합니다. 뜨거운 커피는 식고, 휴대폰 배터리는 쓸수록 닳습니다. 별들도 연료를 태우며 우주의 ‘배터리’를 조금씩 쓰고 있습니다.
우주가 영원히 존재해 왔다면 이 배터리는 오래전에 다 닳았을 것입니다. 모든 별이 꺼지고 우주 전체가 차갑게 식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밤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있습니다. 배터리가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은 충전된 시점, 곧 시작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두 전제가 모두 참이므로, 우주에는 원인이 있어야 합니다.
| 특징 | 이유 | 창세기 1:1 |
|---|---|---|
| 시간을 초월 | 시간이 우주와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 태초에 |
| 공간을 초월 | 공간이 우주와 함께 생겨났습니다 | 하늘 |
| 비물질적 | 물질이 우주와 함께 생겨났습니다 | 땅 |
| 영원함 | 스스로는 원인이 없어야 합니다 | 하나님께서 |
| 전능함 | 무에서 우주 전체를 만들었습니다 | 창조하시니라 |
| 인격적 | ‘어느 순간’ 시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하나님께서 |
| 우리는 이런 존재를 신이라고 부릅니다. | ||
그 원인은 누구인가
우주를 존재하게 한 원인은 우주 밖에 있어야 합니다. 시간과 공간과 물질을 초월하고, 스스로는 원인이 없는 영원한 존재이며, 무에서 우주 전체를 만들 만큼 강력해야 합니다.
또 영원한 원인에서 ‘어느 순간’ 우주가 시작되었다면, 그 원인은 스스로 결정한 존재, 곧 인격체입니다.
이 논증만으로 성경의 하나님까지 증명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시간과 공간과 물질을 초월한 창조주가 있다는 것이 무신론보다 훨씬 합리적이라는 것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우주 자체에도 그 창조주의 손길을 보여 주는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저절로 정돈된 우주?
폭탄이 터진 자리에 아름다운 건물이 세워지거나 공원이 조성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까? 폭발이 남기는 것은 질서가 아니라 무너진 잔해입니다. 아무도 폭발로 도시가 지어지기를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손길 없이 우주가 시작되었다는 주장은, 그 시작에서 별과 은하와 생명이 살 수 있는 질서 정연한 우주가 저절로 만들어졌다고 말합니다.
앞에서 본 열역학 제2법칙은 무질서도가 늘 증가한다고 말합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수록 우주는 더 정돈되어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우주의 출발점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정돈된 상태였어야 합니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수학자 로저 펜로즈는 그런 출발점이 우연히 생길 확률을 계산했습니다.
1 뒤에 0이 10123개 붙은 숫자입니다. 우주 전체의 원자는 약 1080개이므로, 원자 하나하나에 0을 하나씩 적어도 이 숫자를 다 적을 수 없습니다.
이런 일이 우연히 일어났다고 믿는 것은, 전 세계의 도시가 폭발로 저절로 지어졌다고 믿는 것보다 훨씬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우주의 질서는 우연이 아니라 설계를 가리킵니다.
그래서 무신론자였던 영국의 천문학자 프레드 호일도 우주의 정교한 구조를 연구한 뒤, 상식적으로 해석하면 어떤 ‘초지성’이 물리학에 손을 댄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말을 남겼습니다.
책을 쓴 누군가
아인슈타인도 같은 질서 앞에 섰습니다. 그는 성경이 말하는 인격적인 하나님을 믿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무신론자가 아니라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1929년의 한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우리는 여러 나라 말로 쓰인 책들이 가득한 거대한 도서관에 들어선 어린아이와 같습니다. 아이는 누군가 그 책들을 썼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어떻게 썼는지는 모르고, 그 언어도 이해하지 못합니다.알베르트 아인슈타인, 1929
아이는 책들이 어떤 신비로운 질서에 따라 배열되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지만, 그 질서가 무엇인지는 모릅니다. 아인슈타인에게 우주는 그 도서관이었고, 물리 법칙은 아직 다 읽지 못한 책들이었습니다.
책이 있다는 것은 그 책을 쓴 누군가가 있다는 뜻입니다. 질서 정연하게 배열된 책장을 보면, 그것을 정리한 누군가가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도 우주의 질서 앞에서 그 ‘누군가’를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성경은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 첫 문장에서 이미 밝히고 있습니다.
3,500년 전의 첫 문장
고대 신화들은 대부분 세상을 만든 재료가 처음부터 있었다고 말합니다. 바빌론 신화에서는 태초에 이미 바다가 있었고, 그리스 신화에서는 혼돈(카오스)이 있었습니다.
성경은 다릅니다. 재료조차 없던 상태에서 시간과 공간과 물질이 시작되었고, 그 원인은 우주 밖에 계신 하나님이라고 선언합니다. 과학이 20세기에야 도달한 결론과 같은 방향입니다.
성경은 이것을 어떻게 처음부터 알 수 있었을까요?
그 첫 문장은 하나님께서 모든 만물을 지으신 창조주이심을 선포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만물의 주인이시고, 모든 찬양을 받기에 합당하신 분이십니다.
더 깊이 읽기
르메트르와 아인슈타인의 더 많은 일화, ‘빅뱅’이라는 이름의 탄생, 우주 배경 복사 발견 이야기, 그리고 BGV 정리를 둘러싼 최신 논쟁과 크레이그의 설명은 Deep Dive에서 더 자세히 다룹니다.
Deep Dive 읽기주요 출처
- MacTutor, “Georges Lemaître” (아인슈타인과 르메트르의 1927년·1933년 일화). mathshistory.st-andrews.ac.uk
- D. Albert, “On the Origin of Everything,” The New York Times, 2012.03.23. nytimes.com
- Dr. Craig’s Favorite Argument for God’s Existence, 2017. youtube.com
- R. Penrose, The Emperor’s New Mind, Oxford University Press, 1989, 7장.
Light 기독교 변증
태초에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100년 전 과학계가 받아들이지 않던 성경의 첫 문장
성경의 첫 문장은 시간(‘태초에’), 공간(‘하늘’), 물질(‘땅’)에 시작이 있었다고 선언합니다. 그것도 이미 있던 재료가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무(無)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합니다.
지금은 당연하게 들리는 이 말을, 100년 전 과학계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계산은 맞지만, 물리학은 끔찍하다”
100년 전 주류 과학계는 우주가 변하지 않고 영원히 존재해 왔다고 믿었습니다. 아인슈타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917년, 그의 방정식은 우주가 팽창하거나 수축해야 한다는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방정식에 ‘우주 상수’를 덧붙여 우주를 억지로 멈춰 세웠습니다.
1927년, 벨기에의 가톨릭 신부이자 물리학자인 조르주 르메트르가 그 방정식을 있는 그대로 풀어 “우주는 팽창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당신의 계산은 정확합니다. 하지만 당신의 물리학은 끔찍합니다.알베르트 아인슈타인, 1927
2년 뒤인 1929년,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이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더 빠르게 멀어진다는 것을 관측했습니다. 우주가 팽창한다면, 시간을 거꾸로 돌렸을 때 우주는 하나의 출발점에 이릅니다. 우주에 시작이 있었던 것입니다.
- 1917아인슈타인, 우주 상수로 우주를 멈춰 세움
- 1927르메트르, “우주는 팽창하고 있다”
- 1929허블, 멀어지는 은하 관측
- 1933아인슈타인, 르메트르의 설명을 “가장 아름답고 만족스러운 설명”으로 평가
- 1965우주 배경 복사 발견
1933년, 르메트르의 강연을 들은 아인슈타인은 “지금까지 들어 본 창조에 대한 설명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만족스러운 설명”이라고 말했다고 전해집니다. 1965년 우주 배경 복사가 발견되면서, 우주에 시작이 있었다는 것은 오늘날 주류 우주론의 결론이 되었습니다.
그 증거를 직접 발견한 과학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우주 배경 복사를 발견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아노 펜지어스는 1978년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가진 가장 좋은 자료들은, 내게 모세오경과 시편, 그리고 성경 전체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더라도 정확히 그렇게 예측했을 결과입니다.아노 펜지어스, The New York Times, 1978
1992년, 우주 배경 복사 속의 미세한 ‘주름’을 처음 찾아내 훗날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조지 스무트도 발표 기자회견에서 “종교를 가진 사람이라면, 이것은 마치 하나님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천문학 백과사전 편집자 스티븐 마란은 “마치 창세기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무(無)’의 뜻을 바꾼 설명
우주에 시작이 있다면, 무엇이 우주를 시작하게 했을까요? 물리학자 로렌스 크라우스는 『무로부터의 우주』에서 우주가 무에서 저절로 생겨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무’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아닙니다. 공간이 있고, 에너지가 요동치고, 물리 법칙이 작동하는 ‘양자 진공’입니다. 빈 상자일 뿐, 상자조차 없는 상태가 아닙니다.
양자 진공과 무(無)의 차이
양자 진공은 물질만 없는 ‘빈 상자’입니다. 철학이 말하는 무는 공간도, 시간도, 에너지도, 법칙도 없는 ‘상자조차 없는 상태’입니다.
우주의 총에너지가 0이니 ‘무’와 같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하지만 10억 원짜리 아파트와 10억 원의 빚이 있다고 해서 아무것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크라우스는 완전히 틀렸고, 그를 비판하는 종교인과 철학자들이 전적으로 옳다.데이비드 알버트, 컬럼비아대학교 과학철학자
결국 “무에서 우주가 생겨났다”는 설명은 ‘무’의 뜻을 바꾸었을 때에만 성립합니다. 그리고 더 근본적인 질문이 남습니다.
물리 법칙은 어디에서 왔는가
양자 진공이든 총에너지가 0인 우주든, 이 설명들은 모두 물리 법칙이 이미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우주론자 알렉산더 빌렌킨은 한 과학 대담 프로그램에서, 무에서 우주가 생겨나는 과정을 수학 공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차분히 따져 보면 질문이 생깁니다.
- 공간도 시간도 없는 무의 상태에서, 물리 법칙은 어디에 있었습니까?
-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수학 공식은 무엇에 적용됩니까?
이 가운데 하나라도 존재한다면, 그것은 이미 무(無)가 아니라 유(有)입니다.
진행자가 바로 이 점을 지적하자, 빌렌킨은 그것을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왜 이런 법칙이 있는지, 누가 이 법칙을 부여했는지는 깊은 미스터리이며 자신도 잘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이론물리학자 숀 캐럴은 같은 질문에 사실상 “왜 안 되겠는가(Why not?)”라는 답밖에 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세계적인 우주론자들의 답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물리 법칙이 어디에서 왔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질문은 해결된 것이 아니라 한 단계 뒤로 미뤄졌을 뿐입니다.
우리는 상식적으로 압니다. 아무것도 없는 무에서는 물론이고, 공간과 시간과 물질이 있는 내 방에서도 아무 이유 없이 무언가가 생겨나는 것을 본 사람은 없습니다.
세 줄 논증
기독교 철학자 윌리엄 레인 크레이그는 이 문제를 세 줄로 정리합니다. 이것을 ‘칼람 우주론적 논증’이라고 부릅니다.
칼람 우주론적 논증
- 존재하기 시작한 모든 것에는 원인이 있다.
- 우주는 존재하기 시작했다.
- 그러므로 우주에는 원인이 있다.
1과 2가 참이면 3은 반드시 참입니다. 그러니 두 전제만 확인하면 됩니다.
전제 1 · 원인 없이 생기는 것은 없다
마술사가 모자에서 토끼를 꺼낼 때, 토끼가 정말 무에서 생겼다고 믿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무 원인 없이 무언가가 나타나는 것을 본 사람은 없습니다.
전제 2 · 우주는 시작되었다
팽창하는 우주 말고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근거가 있습니다. 바로 배터리입니다.
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무질서도(엔트로피)는 계속 증가합니다. 뜨거운 커피는 식고, 휴대폰 배터리는 쓸수록 닳습니다. 별들도 연료를 태우며 우주의 ‘배터리’를 조금씩 쓰고 있습니다.
우주가 영원히 존재해 왔다면 이 배터리는 오래전에 다 닳았을 것입니다. 모든 별이 꺼지고 우주 전체가 차갑게 식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밤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있습니다. 배터리가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은 충전된 시점, 곧 시작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두 전제가 모두 참이므로, 우주에는 원인이 있어야 합니다.
| 특징 | 이유 | 창세기 1:1 |
|---|---|---|
| 시간을 초월 | 시간이 우주와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 태초에 |
| 공간을 초월 | 공간이 우주와 함께 생겨났습니다 | 하늘 |
| 비물질적 | 물질이 우주와 함께 생겨났습니다 | 땅 |
| 영원함 | 스스로는 원인이 없어야 합니다 | 하나님께서 |
| 전능함 | 무에서 우주 전체를 만들었습니다 | 창조하시니라 |
| 인격적 | ‘어느 순간’ 시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하나님께서 |
| 우리는 이런 존재를 신이라고 부릅니다. | ||
그 원인은 누구인가
우주를 존재하게 한 원인은 우주 밖에 있어야 합니다. 시간과 공간과 물질을 초월하고, 스스로는 원인이 없는 영원한 존재이며, 무에서 우주 전체를 만들 만큼 강력해야 합니다.
또 영원한 원인에서 ‘어느 순간’ 우주가 시작되었다면, 그 원인은 스스로 결정한 존재, 곧 인격체입니다.
이 논증만으로 성경의 하나님까지 증명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시간과 공간과 물질을 초월한 창조주가 있다는 것이 무신론보다 훨씬 합리적이라는 것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우주 자체에도 그 창조주의 손길을 보여 주는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저절로 정돈된 우주?
폭탄이 터진 자리에 아름다운 건물이 세워지거나 공원이 조성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까? 폭발이 남기는 것은 질서가 아니라 무너진 잔해입니다. 아무도 폭발로 도시가 지어지기를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손길 없이 우주가 시작되었다는 주장은, 그 시작에서 별과 은하와 생명이 살 수 있는 질서 정연한 우주가 저절로 만들어졌다고 말합니다.
앞에서 본 열역학 제2법칙은 무질서도가 늘 증가한다고 말합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수록 우주는 더 정돈되어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우주의 출발점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정돈된 상태였어야 합니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수학자 로저 펜로즈는 그런 출발점이 우연히 생길 확률을 계산했습니다.
1 뒤에 0이 10123개 붙은 숫자입니다. 우주 전체의 원자는 약 1080개이므로, 원자 하나하나에 0을 하나씩 적어도 이 숫자를 다 적을 수 없습니다.
이런 일이 우연히 일어났다고 믿는 것은, 전 세계의 도시가 폭발로 저절로 지어졌다고 믿는 것보다 훨씬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우주의 질서는 우연이 아니라 설계를 가리킵니다.
그래서 무신론자였던 영국의 천문학자 프레드 호일도 우주의 정교한 구조를 연구한 뒤, 상식적으로 해석하면 어떤 ‘초지성’이 물리학에 손을 댄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말을 남겼습니다.
책을 쓴 누군가
아인슈타인도 같은 질서 앞에 섰습니다. 그는 성경이 말하는 인격적인 하나님을 믿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무신론자가 아니라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1929년의 한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우리는 여러 나라 말로 쓰인 책들이 가득한 거대한 도서관에 들어선 어린아이와 같습니다. 아이는 누군가 그 책들을 썼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어떻게 썼는지는 모르고, 그 언어도 이해하지 못합니다.알베르트 아인슈타인, 1929
아이는 책들이 어떤 신비로운 질서에 따라 배열되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지만, 그 질서가 무엇인지는 모릅니다. 아인슈타인에게 우주는 그 도서관이었고, 물리 법칙은 아직 다 읽지 못한 책들이었습니다.
책이 있다는 것은 그 책을 쓴 누군가가 있다는 뜻입니다. 질서 정연하게 배열된 책장을 보면, 그것을 정리한 누군가가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도 우주의 질서 앞에서 그 ‘누군가’를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성경은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 첫 문장에서 이미 밝히고 있습니다.
3,500년 전의 첫 문장
고대 신화들은 대부분 세상을 만든 재료가 처음부터 있었다고 말합니다. 바빌론 신화에서는 태초에 이미 바다가 있었고, 그리스 신화에서는 혼돈(카오스)이 있었습니다.
성경은 다릅니다. 재료조차 없던 상태에서 시간과 공간과 물질이 시작되었고, 그 원인은 우주 밖에 계신 하나님이라고 선언합니다. 과학이 20세기에야 도달한 결론과 같은 방향입니다.
성경은 이것을 어떻게 처음부터 알 수 있었을까요?
그 첫 문장은 하나님께서 모든 만물을 지으신 창조주이심을 선포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만물의 주인이시고, 모든 찬양을 받기에 합당하신 분이십니다.
더 깊이 읽기
르메트르와 아인슈타인의 더 많은 일화, ‘빅뱅’이라는 이름의 탄생, 우주 배경 복사 발견 이야기, 그리고 BGV 정리를 둘러싼 최신 논쟁과 크레이그의 설명은 Deep Dive에서 더 자세히 다룹니다.
Deep Dive 읽기주요 출처
- MacTutor, “Georges Lemaître” (아인슈타인과 르메트르의 1927년·1933년 일화). mathshistory.st-andrews.ac.uk
- D. Albert, “On the Origin of Everything,” The New York Times, 2012.03.23. nytimes.com
- Dr. Craig’s Favorite Argument for God’s Existence, 2017. youtube.com
- R. Penrose, The Emperor’s New Mind, Oxford University Press, 1989, 7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