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화의 증거를 진화의 증거라 부르는 이유
Tomcod 물고기 사례부터 도킨스의 침묵, 동굴 물고기와 가시고기, 그리고 유전적 엔트로피까지 — 진화론자들이 관찰 증거로 내세우는 것들의 실체를 깊이 들여다봅니다.
과학적 권위와 비판적 시선
일반인의 입장에서 과학자들의 권위는 대단합니다. 내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분야에 박식한 지식을 갖고 있으니까요. "논문이 있다"는 말 한 마디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위축되곤 합니다. 특히 영어 논문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진화론 논쟁에서도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납니다. "진화는 관찰되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여러 논문들이 제시됩니다. 영어 논문 제목만 봐도 반박하기 어려워 보이죠. 하지만 그 논문들이 실제로 무엇을 주장하는지, 그 메커니즘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글은 진화론자들이 가장 자주 인용하는 관찰 사례들을 직접 들여다보며, 그것이 정말 진화를 증거하는지, 아니면 오히려 반대 방향을 가리키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허드슨 강의 Tomcod — 빠른 진화?
뉴욕 주를 흐르는 허드슨 강은 20세기 중반 제너럴 일렉트릭(GE) 등 공장들이 쏟아낸 PCB(폴리염화비페닐)로 심각하게 오염되었습니다. PCB는 강력한 발암물질로, 생물체의 세포에 직접적인 독성 손상을 일으킵니다.
그런데 이 오염된 강에서 Atlantic Tomcod(Microgadus tomcod)라는 물고기가 발견됐습니다. 다른 생물들이 폐사하는 수준의 PCB 농도에서도 이 물고기들은 멀쩡히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UC 버클리 연구팀을 비롯한 과학자들은 이것을 "빠른 진화(Rapid Evolution)"의 대표 사례로 소개했습니다.
— 진화론 측 연구자들의 일반적 해석
겉으로 보면 인상적입니다. 오염된 환경에 적응했으니 진화처럼 보입니다. 새로운 환경에 맞게 변화했으니까요. 하지만 그 메커니즘을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AHR 수용체의 비밀 — 퇴화의 메커니즘
Tomcod의 몸에는 AHR(Aryl Hydrocarbon Receptor)이라는 수용체 단백질이 있습니다. 이 수용체는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PAH)와 같은 외부 독성 물질이 세포 안으로 들어왔을 때 이를 인식하고 반응을 시작하는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 독성 물질의 "문지기"입니다.
정상적인 물고기라면 PCB가 들어왔을 때 AHR이 이를 인식 → 세포핵으로 신호 전달 → 독성 반응 개시 → 세포 손상 → 결국 폐사로 이어집니다.
그렇다면 살아남은 Tomcod들의 AHR은 어떻게 됐을까요? 고장났습니다.
↓
PCB 인식 및 흡수
↓
세포 독성 반응
↓
세포 손상 → 폐사
↓
PCB 인식 불가
↓
세포 반응 없음
↓
독성 영향 없음 → 생존
AHR 유전자에는 약 1,000개의 아미노산이 있습니다. 그 중 Exon 11에 위치한 아미노산 2개, 염기쌍으로 겨우 6개가 돌연변이에 의해 삭제된 것입니다. 이 삭제로 인해 수용체 단백질의 구조가 변형되어 PCB를 정상적으로 인식할 수 없게 됩니다.
진화론자들은 이를 "진화"라고 부릅니다. 적응적 변화니까요. 그 단어 선택을 받아들이더라도, 이 메커니즘이 단세포에서 인간까지의 진화를 설명할 수 있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건물 기둥을 제거한다고 건물이 더 견고해지지 않습니다.
이 변화의 대가 — 무엇을 잃었는가
독성 저항성이 공짜로 얻어진 것이 아닙니다. AHR 수용체는 PCB 같은 독성 물질만 처리하는 단일 목적의 기관이 아닙니다. 정상적인 생리 기능에도 관여합니다 — 세포 성장 조절, 면역 반응, 그리고 여러 영양소의 흡수 등에도 역할을 합니다.
① 성장 문제
AHR이 고장난 Tomcod는 필요한 영양소 흡수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결과적으로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에서 사는 돌연변이 Tomcod는 정상 물고기보다 훨씬 작게 자랍니다. 독성 저항성을 얻는 대신 성장 능력을 잃은 것입니다.
② 먹이사슬 교란
Tomcod가 흡수하지 못한 독성 물질은 배출되는 것이 아닙니다. 몸의 지방 조직에 그대로 축적됩니다. 이 물고기를 먹는 포식자들에게 독성이 고스란히, 오히려 더 농축된 형태로 전달됩니다. 먹이사슬을 따라 독성이 점점 더 높은 농도로 축적되는 '생물농축(biomagnification)' 현상입니다. 수은에 오염된 참치를 먹고 사람이 미나마타병에 걸리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Tomcod의 독성 저항성은 Tomcod 개체에게는 이점이지만, 생태계 전체에는 독성을 더 넓게 확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것이 '진화'의 방향이라면, 그것은 생태계를 더 건강하게 만드는 방향이 아닙니다.
유사한 사례들 — 패턴이 보인다
Tomcod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진화론자들이 "진화의 관찰 사례"로 내세우는 것들을 살펴보면 일관된 패턴이 있습니다.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기능이 손상되거나 제거되는 방향입니다.
리처드 도킨스와 유전 정보 증가 문제
진화론의 가장 대중적인 옹호자인 리처드 도킨스에게 누군가가 직접적인 질문을 했습니다.
"진화론의 메커니즘으로 유전 정보가 증가하는 사례를 하나만 보여줄 수 있습니까?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정보가 추가되는 사례를요."
도킨스는 이 질문 앞에서 카메라를 향해 10여 초간 침묵했고, 결국 카메라를 꺼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 영상은 공개된 후 창조론 진영에서 널리 인용됩니다.
도킨스는 이 영상이 공개된 후 서면으로 답변을 남겼습니다 — The Information Challenge (Australian Skeptics). 그는 유전자 중복(gene duplication) 후 돌연변이를 통해 새로운 기능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전자 중복은 충분한 답인가?
유전자 중복이란 복제 과정에서 기존 유전자의 사본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긴 여분의 복사본이 돌연변이를 통해 다른 기능을 가질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① 중복은 새로운 정보의 창출이 아니라 기존 정보의 복사입니다. 책 한 권을 복사한다고 해서 새로운 내용이 생기지 않습니다.
② 이후 무작위 돌연변이가 복사된 유전자를 "유용한 새 기능"으로 변환시킬 확률은 극히 낮습니다. 아직 기능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단백질이 이 방식으로 관찰된 명확한 사례가 없습니다.
③ 중복 자체도 복잡한 복제 메커니즘을 전제합니다 — 그 메커니즘의 기원은 설명되지 않습니다.
도킨스가 아무 답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의 답변이 질문에 충분히 대답했는지는 여전히 논쟁 중입니다. 단순한 정보의 복사를 "정보의 증가"로 볼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유전적 엔트로피 — 반대 방향으로 흐르는 강
만약 진화론이 사실이라면 시간이 흐를수록 유전 정보는 더 풍부하고 복잡해져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 유전학 연구가 보여주는 방향은 정반대입니다.
마이클 린치(Michael Lynch)의 연구(2009)에 따르면, 인간은 한 세대당 평균 약 100개의 새로운 돌연변이를 자녀에게 물려줍니다. 이 중 압도적 다수는 유해하거나 중립적입니다. 유전 정보 전체를 개선시키는 방향의 돌연변이는 극히 드뭅니다.
Evan Eichler 연구팀(워싱턴 대학)이 발표한 연구(Science, 2015)에 따르면, 약 20만 년 전의 조상 인간 게놈에는 현재 인간 참조 게놈에 없는 최소 4,000만 개 이상의 추가 염기쌍이 있었습니다.
중요한 맥락: 이 4,000만 개의 염기쌍 손실은 단순히 "시간이 지남에 따른 퇴화"가 아닙니다. 상당 부분은 인류가 아프리카 밖으로 이주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병목 효과(bottleneck effect)와 관련이 있으며, 일부 현대 아프리카인들은 이 서열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간은 침팬지/오랑우탄에 비해 728개의 DNA 조각을 추가로 갖고 있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데이터는 "일방적인 퇴화"보다는 복잡한 게놈 역학의 증거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다만, 새로운 기능적 정보의 순증가가 관찰되지 않는다는 핵심 논점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유전학자 존 샌포드(John Sanford)는 이러한 현상을 "유전적 엔트로피(Genetic Entropy)"라고 명명했습니다. 시스템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무질서해지는 경향이 있다는 열역학 제2법칙이 유전체에도 적용된다는 개념입니다. (샌포드는 YEC, 즉 젊은 지구 창조론을 지지하는 과학자로, 이 주장은 주류 유전학계에서 여전히 논쟁 중입니다. 하지만 돌연변이의 방향성에 대한 논점 자체는 린치 등 주류 과학자들의 데이터와도 일치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소진화와 대진화 — 왜 같은 메커니즘이 아닌가
창조론자들이 오해받는 부분이 있습니다. 창조론자들은 Tomcod의 변화, 동굴 물고기의 눈 소실, 가시고기의 갑옷 퇴화 등의 현상 자체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실제로 일어나고 관찰됩니다.
문제는 이런 변화들이 관찰되는 소진화(microevolution)와, 진화론이 주장하는 대진화(macroevolution) 사이의 간격입니다.
대진화: 단세포에서 다세포로, 어류에서 양서류로, 유인원에서 인간으로 — 관찰 사례 없음 ✗
소진화는 자동차 색깔이 바뀌거나 엔진 일부가 고장 나는 것과 같습니다. 대진화는 고철 더미에서 자동차가 저절로 조립되는 것입니다. 전자가 관찰된다고 해서 후자가 가능하다는 증거가 되지 않습니다.
단세포에서 인간으로 진화하려면 다음과 같은 일들이 일어나야 합니다:
- → 무기물에서 최초의 자기복제 분자(DNA/RNA)의 자발적 출현
- → 단세포에서 수조 개 세포가 협력하는 다세포 생물로의 전환
- → 눈, 귀, 심장, 뇌, 면역 체계 등 전혀 새로운 기관들의 출현
- → 언어, 의식, 도덕 감각을 갖춘 인격체의 출현
이 모든 것은 엄청난 양의 새로운 유전 정보가 생겨나는 것을 요구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관찰하는 모든 사례는 정보가 손실되거나 기존 정보가 재배치되는 것입니다. 아직 유전 정보가 순수하게 증가하는 방향의 메커니즘은 관찰된 적이 없습니다.
- Tomcod의 독성 저항성은 AHR 수용체 유전자 Exon 11의 염기쌍 6개 결손으로 인한 기능 소실의 결과입니다.
- 동굴 물고기, 가시고기,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 등 "진화 사례"들은 모두 기능 손실이나 기존 시스템 재배치에 해당합니다.
- 도킨스는 유전자 중복을 정보 증가의 사례로 제시했지만, 이는 기존 정보의 복사이지 새로운 정보의 창출이 아닙니다.
- 인간은 한 세대당 약 100개의 돌연변이를 누적하며, 유전 정보는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방향입니다.
- 소진화는 관찰되지만, 이는 대진화(단세포→인간)와 같은 메커니즘이 아닙니다. 정보의 순증가 사례는 아직 관찰된 바 없습니다.
- Wirgin, I. et al., "Mechanistic Basis of Resistance to PCBs in Atlantic Tomcod from the Hudson River," Science, 2011. doi:10.1126/science.1197296
-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Toxic river means rapid evolution for one fish species," Understanding Evolution, 2011.03
- Richard Dawkins, "The Information Challenge," Australian Skeptics, 1998
- Michael Lynch, "Rate, molecular spectrum, and consequences of human mutation," PNAS, 2010. doi:10.1073/pnas.0912629107
- Sudmant, P.H. et al., "Global diversity, population stratification, and selection of human copy number variation," Science, 2015. (The Scientist 보도: "Genomic Elements Reveal Human Diversity," 2015.08.06)
- John Sanford, Genetic Entropy and the Mystery of the Genome, FMS Publications, 2005
- Kingsley, D.M. et al., "The genetic basis of parallel and divergent phenotypic evolution in sticklebacks," Nature, 2009
- Jeffery, W.R., "Regressive evolution in Astyanax cavefish," Annual Review of Genetics, 2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