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비게이션과 138억년의 우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유신진화론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계시는 어느 유명 목사님께서 최근 자신의 SNS에 목사들이 과학을 공부해야 한다는 글을 쓰셨습니다. 저 역시 목회자들이 과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셔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그 글에는 과학적 오류가 숨어있기에 오늘은 이부분에 대해 나눠보고자 합니다. [^1]

네비게이션과 138억년의 우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우주의 연대가 80억년이 된다고 네비게이션의 시스템이 바뀌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목사님은 과학의 편의성에 대해 말씀하시며
“네비게이션의 원리는 우주의 역사가 138억년이 되었을 것이란 과학적 발견과 원칙하에 지구의 자전 및 공전 주기를 계산하여 위성에서 내 자동차에 부착된 네비게이션과 정밀하게 연동하여 작동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과학의 발견과 원리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는 목사들이 정작 우주와 지구의 나이가 6천년 안팎이라고 확고히 믿고 있는 것은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라고 주장하십니다.
잠시만요… 네비게이션의 원리와 우주의 역사가 138억년 되었을 것이라는 과학적 발견과 원칙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
물론 아무런 관계가 없기 때문에 목사님께서 어떤 의도로 글을 쓰셨는지에 대해 논하는건 저의 추측에 불과 합니다. 하지만 그 글을 통해 평소 유신진화론자들이 무엇을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지 추론해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오해나 혼란에 대해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우주가 138억년이 아니면 네비게이션은 작동이 안되는가?
우주의 연대에 대한 글은 지금껏 많이 써왔기 때문에, 오늘은 자세한 원리에 대해서는 특별히 서술하지 않겠습니다.
우주의 나이는 허블 상수를 통해 계산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허블 상수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을까요? …… 아닙니다.
2014년 가장 정확한 허블 상수를 측정했다고 자부하던 플랭크 위성의 측정 결과는 67.8 km/sec/Mpc 였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얘기하는 우주의 나이가 138억년 이라는 계산은 이 허블 상수를 계산 식에 대입해서 얻은 값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2016년 허블 망원경을 통해서 허블 상수를 측정 했을때, 측정 결과는 74 km/sec/Mpc 였고 두 값은 서로의 오차 범위 밖에 있습니다.
만약 2016년의 허블 상수로 우주의 나이를 계산하면 약 134억년 정도로 계산이 됩니다. 만약 우주의 나이가 134억년으로 계산이 되거나 그 이상 혹은 이하로 계산이 되면 우리가 사용하는 네비게이션 시스템은 수정되야 합니까?
아닙니다.
저는 목사님이 그런 의도로 글을 쓰셨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글을 쓰셨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네비게이션을 통해서 138억년을 받아들여야 하고, 6천년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셨기 때문 입니다.
만약 지금 제가 설명한 것처럼 우주의 나이가 다르게 계산되서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수정한다고 생각하셨다면 목사님은 심각하게 과학을 다시 공부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네비게이션과 138억년에 대한 목사님 글의 진의
이제 제가 해석하는 목사님 글의 진의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목사님은 아마도 상대성 이론에 대해 설명하고 싶으셨던 것 같습니다. 우리의 시간은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입니다. 물체의 운동 속도와 중력장에 따라서 시간은 다르게 흐릅니다.
예를 들어 해수면에서의 시간과 에베레스트 산에서의 시간은 아주 미세하지만 다르게 흐릅니다. 마찬가지로 해수면에서의 시간과 인공 위성이 있는 곳에서의 시간도 다르게 흐릅니다.
그래서 인공 위성은 매일 37 마이크로 초 정도의 시간을 보정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표준 우주론은 일반 상대성 이론에 기초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138억년과 연관시켜서 네비게이션을 사용하면서 138억년을 믿지 않는 것은 모순 되다고 주장하시는 것 같습니다.
만약 저의 추론이 맞다면 목사님께서는 왜 유신 진화론자들이 46억년의 지구 나이를 받아들이고, 과학이라는 인간의 제한적인 지식을 통해 성경을 부정하는지에 대한 위험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를 보여주신 것 입니다.
표준 우주론만 상대성 이론에 기초한 이론이 아니랍니다.
우선 상대성 이론이 과학적인가? 라는 질문을 먼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소위 빅뱅 우주론을 받아들이지 않는 젊은 지구 창조론자이지만, 상대성 이론을 과학적인 이론으로 받아들입니다.
2016년 LIGO는 이론으로만 존재하던 중력파를 실제로 관측했다는 발표를 합니다. [^2] 그리고 중력파의 발견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과학적임을 의미 합니다. 물론 제가 이 발견 때문에 상대성 이론을 인정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 전에도 상대성 이론은 목사님의 말씀처럼 인공 위성의 시간 보정등 여러 간접 증거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분들이 이를 빅뱅 우주론 혹은 표준 우주론의 증거로 생각하시는 것 입니다.
예를 들어 저와 이메일을 나눴던 어느 유신 진화론자 변호사님께서는 LIGO의 발표를 급팽창 이론의 직접 증거로 제시합니다. 그것은 오류 입니다. 급팽창 이론이 입증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급팽창으로 인해 생긴 ‘원시’ 중력파 입니다. LIGO는 블랙홀이 충돌하면서 생긴 중력파 입니다.
목사님은 본인의 글에서 저 변호사님과 비슷한 오류를 범하고 계신 겁니다.
창조론자들은 네비게이션의 시간 보정 원리 즉 상대성 이론을 이용해서 젊은 지구의 연대를 설명합니다. [^3]
위의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빅뱅 우주론도, 창조론자인 러셀 험프리 박사의 화이트 홀 이론도, 모두 네비게이션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지만, GPS 인공 위성의 시간 보정 원칙을 알려주는 상대성 이론을 기초해서 만든 이론입니다.
그리고 그 둘의 차이는 우주 원리에 의해서 우주가 중심도 경계도 없는 4차원의 구라고 주장하는 표준 우주론 vs 우주에는 경계도 중심도 있으며 하나님께서 창조 시에 중력장의 변화로 ‘인공 위성의 시간이 지구 해수면의 시간과 다르듯이, 지구의 시간과 다른 우주의 시간이 느리게 흘렀다는 것’에 있습니다.
상대성 이론은 수백억 광년 크기의 광활한 우주에서 어떻게 지구가 젊을 수 있는지 설명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왜냐하면 우주의 어떤 곳에서 138억년의 시간이 흘렀다 하더라도 지구는 6,000년만 흘렀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젊은 지구론자(Young Earth Creationist)이지, 젊은 우주론자가 아닙니다. (물론 우주가 138억년 되었음을 인정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적어도 지금의 과학 기술로는 우주의 나이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다만 누군가가 우주의 나이가 138억년임을 입증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지구의 나이를 46억년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란 것 입니다.)
표준 우주론이 틀렸다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일반인들은 창조 과학자들을 제외한 모든 과학자들이 빅뱅 우주론을 역사적 사실로 인정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2004년 뉴 사이언티스트에는 수십명의 과학자들이 빅뱅 우주론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일종의 선언문이 게재 되었으며, [^4] 2017년에도 안나 이자스, 폴 스타인하르트, 아브라함 로엡 등 우주론의 대가들이 빅뱅과 급팽창 이론을 비판하며 빅뱅 이론가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5]
빅뱅 우주론이 과학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고 명백합니다. 아주 자세한 내용은 빅뱅이 사실일 수 없는 4가지 이유라는 글에서 확인하시면 되지만, 이 글에서는 간단하게 한가지 질문만 던지겠습니다.
빅뱅 우주론은 우주 원리 혹은 코페르니쿠스 원리에 기초한 이론입니다. 그렇다면 이 글을 읽는 누구라도 이에 대한 관측 증거를 주실 수 있으십니까? 이에 대한 관측 증거는 없습니다.

100억 광년 크기의 우주 구조물인 헤라클레스 자리 북쪽 왕관 자리 장성은 우주 원리를 위배하고 있습니다. 이 구조물은 현대 과학으로 빅뱅 우주론 내에서 설명될 수 없습니다.
문제는 관측 증거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우주 원리를 위배하는 관측 증거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주 원리가 사실이라면 우주에는 12억 광년 이상의 구조물이 존재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2014년 이후 우주 원리를 위배하는 여러 우주 구조물들을 발견했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증거에 의해서 우주 원리는 부정되야 하고 빅뱅 우주론도 무너지는게 마땅합니다.
이에 대해 빅뱅 이론가들이 할 수 있는 답이라고는 “우리가 모르는 것이 많고 연구 중이며, 앞으로 과학은 이 문제를 해결할 것 입니다.” 입니다.
과학은 이미 내가 관찰하고 실험하고 연구한 것에 대한 결론이어야지, 자신이 좋아하는 이론이나 가설에 대한 증거가 나오리라는 신앙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앞으로 과학의 발전이 그 문제를 해결해 줄지 부정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아주 유명한 과학자의 신앙이 과학이 아닙니다.
만약 우주 원리를 긍정하는 증거는 제시할 수 없으며 우주 원리를 부정하는 증거에 대한 반론을 제기할 수 없다면, 적어도 이에 대한 해결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우주 원리와 이를 사실로 가정하고 발전된 이론들은 폐기되는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과학자도 아닌 신학자가 증명할 수 없는 이론을 성경의 권위는 덮어둔채 받아들이라고 하며, 우리가 사용하는 네비게이션을 의심하지 않는다면 138억년의 우주를 의심하면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목회자들이 과학을 공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부정확한 정보를 통해 사람들을 미혹하는 유신 진화론자들
일전에 ‘에끌의 오해’라는 글들을 통해 ‘창조론 연대기’가 얼마나 부정확한 정보와 잘못된 논리로 많은 사람들을 현혹시키는지 나눈적이 있습니다. 저는 유신 진화론자던 진화론자던 올바른 정보와 타당한 논리를 통해 자신이 믿는 바를 주장한다면 이에 대해 비판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려 한다면, 이에 대해서는 반드시 수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며 저 역시 뜻하지 않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서 오해를 불러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에대한 실랄한 비판을 달게 받았으며, 제 실수와 잘못을 인지했을때 곧바로 정정하고, 제 주장을 철회했습니다.
오늘글에 인용한 유신 진화론을 옹호하시는 이 목사님 역시 목사님 본인의 자신의 잘못이나 오류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계시며 잘못을 인지하셨을 때 용기있게 이를 시인하고 고칠 수 있으신 분이라고 믿습니다.
부족하지만 부디 이 글과 이런 노력들이 유신 진화론자와 젊은 지구 창조론자 사이에 서로의 이론과 주장에 대해 가진 오해를 불식시키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