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2월 24일, 미시간 주립대학교의 리처드 렌스키는 12개의 플라스크에 동일한 대장균 집단을 넣었다. 그리고 37년이 흘렀다. 2024년, 이 실험은 80,000세대를 돌파했다. 인간 세대로 환산하면 약 160만 년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 실험을 자신의 책 『지상 최대의 쇼』에서 "진화를 아름답게 보여준 사례"라고 불렀다.2 제리 코인은 "창조론자들에게 뼈아픈 사실(a poke in the eye)"이라고 흥분했다.3 수백만 뷰를 기록한 Veritasium 유튜브 영상은 이것을 "다윈식 자연선택의 가장 직접적인 증거"라고 선언했다. 아마추어 블로거들은 "대진화가 증명됐다"며 창조론자들을 조롱했다.

그렇다면 80,000세대 후, 대장균은 무엇이 되었는가?

"대장균이다."

1. 오해를 먼저 바로잡자 — 창조론은 이것을 예측했다

진화론자들은 종종 말한다. "렌스키 실험이 창조론자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창조론자들이 불편한 것은 이 실험이 아니다. 이 실험에 대한 과장된 해석이다.

창조론은 소진화(microevolution), 즉 기존 유전 정보 안에서의 적응과 변이를 처음부터 예측한다. 창조주가 생물에게 다양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설계하셨다면, 대장균이 포도당 제한 환경에서 더 효율적으로 최적화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창조론자들이 문제 삼는 것은 자연선택의 존재가 아니다. 자연선택이 기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기능적 정보를 무에서 창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창조론 대 진화론 생명 나무 비교
▲ 진화론(좌)은 단일 공통 조상에서 모든 생명이 파생된다고 주장한다. 창조론(우)은 창조주가 종류(kind)별로 공통 조상을 창조하셨고, 그 안에서 다양화가 일어났다고 본다. 창조론은 이 다양화 과정(소진화)을 처음부터 예측한다. © Answers in Genesis

진화론이 대진화(단세포에서 인간까지)를 설명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단백질 구조(protein fold), 새로운 생화학 경로, 새로운 발생 프로그램의 자연발생적 출현이다. 렌스키 실험은 이것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 이것이 논쟁의 핵심이다.

핵심 전제

창조론자들은 렌스키 실험 이전부터 소진화와 자연선택을 인정했다. 이것은 양보가 아니라 창조론의 예측이다. 논쟁점은 소진화가 대진화로 외삽(extrapolation)될 수 있는가이다.

2. LTEE 타임라인: 37년간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나

1988
실험 시작

12개 대장균 집단, 포도당 제한 배지. 매일 1% 계대 배양. 매 500세대마다 냉동 보존.

~2,000세대
초기 빠른 적응

세포 크기 증가, 성장 속도 향상, DNA 초나선 구조 조정. 12개 집단 모두 동일하게 나타남 — 기존 조절 범위 내 변화.

~10,000세대
초돌연변이체(Hypermutator) 출현

절반의 집단에서 DNA 수리 기능이 손상되어 돌연변이율이 폭발적으로 증가. 진화론자들은 이것도 "적응"이라 부른다. 그러나 이것은 기능의 손실이다.

31,500세대
(2008년 보고)
시트르산 대사 능력 출현 — "핵심 혁신"?

12개 집단 중 단 하나에서 산소 존재 하에 시트르산을 먹을 수 있는 변이체 출현. 렌스키는 "잠재적 종분화 사건"이라고 불렀다. 도킨스와 코인이 환호했다.

2016
반 호프베겐 논문 — 결정적 반박

동일 현상이 12세대 만에 재현. 렌스키 해석 정면 반박. 동료 진화론자들도 "재해석 필요"를 인정.

2022
75,000세대 — Barrick에게 이전

렌스키가 은퇴를 준비하며 제자 제프리 바릭(UT 오스틴)에게 실험 이전.

2024
80,000세대 돌파 + 프로토 유전자 논문

역대 최고 적응도 기록. 비발현 DNA의 전사 사례("프로토 유전자") 발견 보고 — 그러나 기능 미확인.

2025
Barrick, MSU로 귀환

바릭이 미시간 주립대 석좌교수로 임용. LTEE 미시간으로 복귀. 실험 계속 진행 중.

3. 관찰된 변화들을 정직하게 평가한다

세포 크기 증가

모든 12개 집단에서 세포가 더 커졌다. 더 큰 세포가 리보솜을 더 많이 담을 수 있고, 분열 전 준비 시간이 단축된다. 그러나 세포 크기 조절은 대장균이 원래 가지고 있는 능력이다. 기존 유전자들의 발현 수준이 조정된 것이다. 새로운 유전자가 생긴 것이 아니다. 흥미롭게도 2022년 PNAS 연구는 크기와 대사 효율이 예상과 달리 "분리(decoupled)"된다는 것을 보여줬다 — 기존 생물학 법칙에 예외가 관찰된 것이지, 새로운 정보가 생긴 것이 아니다.

성장 속도 향상 및 수확체감(Diminishing Returns)

초기에는 빠르게 적응도가 향상됐으나, 세대가 지날수록 향상 속도가 둔화됐다. 2024년에 "역대 최고 적응도"를 기록했지만, 이것은 주어진 제한된 환경에서의 미세 최적화다. 새로운 대사 경로가 생긴 것이 아니다.

초돌연변이체 출현

12개 집단 중 6개에서 DNA 수리 효소가 손상되어 돌연변이율이 수백 배 증가했다. 이것이 단기적으로 더 많은 유익한 돌연변이를 만들어낸다는 의미에서 "적응적"이라고 불린다. 그러나 유전체 감시 시스템의 손상이 어떻게 새로운 정보의 창출 메커니즘이 될 수 있는가? 이것은 정보의 생성이 아니라 기존 정보의 더 빠른 소모다.

비판적 관찰

LTEE에서 관찰된 거의 모든 유익한 돌연변이는 기존 유전자의 기능 상실 또는 조절 완화로 인한 것이다. 포도당 외의 불필요한 대사 경로들을 끄는 것이 해당 환경에서는 유리하다. 그런데 이것이 대진화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기능적 정보의 창출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

4. 시트르산 사건의 실체 — 가장 유명한 "증거"를 해부한다

렌스키 팀의 시트르산 관련 유전자 변화 다이어그램
▲ 렌스키 팀의 Nature 논문(2012)에 실린 유전자 변화 도표. citG와 citT 유전자 구역이 복제(tandem copy)되고, rnk 프로모터가 citT 앞에 위치하게 됐다. 새로운 유전자가 생긴 것이 아니라 기존 유전자의 발현 조절이 바뀐 것임을 논문 자체가 보여준다.4

렌스키 팀의 가장 유명한 발견은 31,500세대에서 나타난 시트르산 대사 능력의 획득이다. 대장균은 원래 산소가 있는 환경에서 시트르산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없었는데, 이 능력을 "진화"시켰다는 것이다. 렌스키는 이를 "핵심 혁신(key innovation)", "잠재적 종분화 사건"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몇 가지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사실 1: 대장균은 원래 시트르산을 대사한다

대장균은 혐기적 조건(산소 없는 환경)에서 이미 시트르산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시트르산 회로(TCA cycle)는 대장균의 기본 대사 경로다. 바뀐 것은 딱 하나다. 산소가 있는 조건에서 시트르산 수송체 유전자(citT)의 발현이 억제되어 있었는데, 그 억제가 해제됐다. 렌스키 팀의 논문 자체가 이를 "유전자 조절 장치의 변화 혹은 단백질 구조의 미세 변형"으로 설명한다.4

"스위치가 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기존 스위치가 켜진 것이다."

사실 2: 단 12세대에 재현된다 — 반 호프베겐 2016

2016년 아이다호 대학교의 반 호프베겐, 호브디, 미니히 팀은 이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논문을 Journal of Bacteriology에 발표했다.6 시트르산을 유일한 탄소원으로 주는 선택압을 가하자, 동일한 Cit+ 변이체가 단 12세대 만에 나타났다. 46개의 독립적인 변이체가 만들어졌다. 게놈 분석 결과 메커니즘도 동일했다 — citT의 프로모터 포획 사건.

렌스키 실험에서 31,500세대가 걸린 이유는 이 변이가 어려웠기 때문이 아니었다. 포도당이 주 탄소원인 환경에서 시트르산을 먹을 선택압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희귀하고 혁신적인 진화적 사건"인가?

사실 3: citT 유전자 없이는 절대 불가능하다

반 호프베겐 팀은 citT 유전자를 제거한 변이체에서는 어떤 조건에서도, 얼마나 기다려도 Cit+ 형질이 나타나지 않음을 확인했다. 이것이 결정적이다. 이 현상은 기존 유전자(citT)의 발현 조절 변화다. 기존 설계 안에서 일어난 일이다.

동료 진화론자들의 인정

캘리포니아 대학의 존 로스(John Roth)와 소피 메즈니에-파탱(Sophie Maisnier-Patin)은 반 호프베겐 팀의 논문에 동반 논평을 발표하며, 렌스키의 "역사적 우연성" 해석이 재해석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7 창조론자들의 주장이 동료 진화론자들에 의해 확인된 것이다.

렌스키의 반박과 그 한계

렌스키는 반박했다. "우리도 빠르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실험 조건이 달랐을 뿐이다." 그런데 이 반박은 오히려 원래 주장을 스스로 무너뜨린다. "조건만 바꾸면 12세대에 일어난다"를 인정하는 순간, "31,500세대가 필요한 복잡하고 희귀한 혁신"이라는 원래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

5. 2024년 프로토 유전자 발견 — 진짜 돌파구인가?

2024년 LTEE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Uz-Zaman et al., PLOS Biology)에서 기존에 발현되지 않던 DNA 영역에서 전사(transcription)와 번역(translation)이 일어나는 사례가 발견됐다.8 이른바 "프로토 유전자(proto-gene)"다. 진화론 진영 일부는 이를 "신규 유전자 탄생의 증거"라고 불렀다.

이 발견은 실제로 흥미롭다. 그러나 정직하게 평가하면 다음과 같다:

항목 진화론 측 주장 실제 데이터
새 유전자 탄생? "신규 유전자 출현의 증거" 프로모터는 기존 것 차용
새 조절 정보? "새로운 발현 패턴" 기존 프로모터의 위치 이동
안정적 발현? "집단 내 고정됨" 확인됨
기능 확인? "새 기능의 잠재적 기질" 논문 자체가 "미확인" 인정
정보량 순증가? "de novo 유전자 탄생" 기존 정보의 재배치

유전자의 두 조건은 안정적 발현과 유익한 기능이다. 이 연구는 첫 번째만 보여줬다. 두 번째는 미확인이다. 악보 위에 음표가 몇 개 찍혔다고 교향곡이 탄생한 것이 아니다.

2025년 최신 연구

2025년 PNAS에 발표된 연구(Chihoub et al.)는 대장균이 적응할수록 현재 환경에 대한 견고성(robustness)은 증가하지만, 다른 환경에서의 취약성(fragility)도 함께 증가한다는 것을 보여줬다.9 특수화의 대가다. 이것은 설계된 제약 안에서의 최적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새로운 정보 창출과는 무관하다.

6. 80,000세대의 침묵 — 진화론이 대답해야 할 것

우리는 렌스키 실험에서 일어난 일을 정직하게 인정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대진화(단세포에서 인간까지)를 설명하려면 다음이 필요하다:

가장 통제된 실험실 조건에서, 가장 빠르게 번식하는 생물을, 37년간 관찰한 결과가 이것이다. 이것은 침묵이 아니다. 이것은 증언이다.

7. 정보의 문제는 피할 수 없다

여기서 진화론자들은 반론을 제기한다. "기능적 정보의 순증가라는 기준은 ID 측이 만든 것이다. 우리는 그 기준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반론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더라도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진화론은 스스로 "복잡한 생물학적 구조의 기원"을 설명한다고 공언한다. 복잡한 구조는 특정 순서로 배열된 분자들로 이루어진다. 그 특정 배열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진화론의 임무다. 그것을 "기능적 정보"라고 부르든 다른 이름으로 부르든, 설명해야 할 현상은 동일하다.

더글러스 액스(Douglas Axe)의 연구에 따르면, 150개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기능하는 단백질이 무작위로 형성될 확률은 약 10-74이다. 통계물리학자 에밀 보렐(Émile Borel)의 기준 — 우주적 규모에서 10-50 이하의 확률은 사실상 일어나지 않는다 — 을 이미 수십 자리 초과한다.

"우리가 경험으로 아는 한, 기능적으로 지정된 복잡한 정보는 항상 지성에서 비롯된다. DNA가 예외라고 주장하는 측이 그것을 입증해야 한다."

이름을 바꾼다고 설명해야 할 것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LTEE 80,000세대는 그 입증의 가장 강력한 시도였는데, 결과는 새로운 단백질 구조나 새로운 발생 프로그램이 단 하나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론: 실험은 계속되지만 질문은 더 선명해졌다

렌스키의 실험은 계속된다. 이제 바릭이 이어받아 미시간으로 돌아왔다. 언젠가 새로운 종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그들은 말한다. 그 기대 자체가 과학적 예측인가, 신앙인가?

지금까지 80,000세대가 말해주는 것은 분명하다. 자연선택은 이미 존재하는 정보를 걸러낸다. 환경 압력은 이미 내재된 능력을 발현시킨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 안에서, 완전히 새로운 기능적 정보는 단 한 번도 무에서 유로 창출되지 않았다.

진화론자들이 LTEE를 "진화의 가장 직접적인 증거"라고 홍보했다. 그 홍보 덕분에 이 실험은 오히려 가장 명확한 기록을 남겼다. 37년간, 가장 유리한 조건에서, 가장 빠른 생물을 관찰했더니 — 새로운 정보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기록이다.

창조론자의 예측 vs 관찰 결과

창조론은 예측했다: "자연선택은 기존 정보 안에서 최적화할 수 있지만, 새로운 기능적 정보를 창출하지는 못한다." LTEE 80,000세대의 결과는 이 예측과 정확히 일치한다. 37년의 실험이 가르쳐 준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대장균 안에 있는 정보는 처음부터 거기에 있었다.

대장균은 여전히 대장균이다.